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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Eat/한국:Korea

[한국]롯데호텔 라세느 조식뷔페: La Seine in Seoul


롯데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부부는 결혼식 당일 뿐 아니라 결혼 기념일에도 무료 숙박권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그 동안 미국에서 지내느라 한 번도 못 간지라 결혼기념일은 아니지만 특별히 예약해서 공짜로 묵은 롯데 호텔 디럭스 룸.


리모컨이 뭐 이렇게 많나 싶어서 봤더니 커튼도 리모컨으로 열고 닫게 되어있네요.




창 밖으로는 시내 전경이 보입니다.


왼쪽 아래는 서울시청도 보이고, 왠일로 공기가 맑아서 저 멀리 북한산도 보이네요.




호텔 하면 호텔 수영장! 야외 수영장이 있는 신라호텔이나 해밀튼 호텔이 왠지 워터파크 분위기가 난다면 이곳은 운동으로써의 수영을 하기 위한 목적에 충실한 장소랄까요.


레인은 4개 뿐인데 사람이 워낙 없어서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썬베드가 옆쪽에 일렬로 늘어서 있고, 끝에는 월풀도 있긴 한데... 워낙 사우나 및 목욕탕 시설이 잘 되어있는지라 굳이 수영장 월풀에 들어갈 필요는 없을 듯.




수영장 문을 열고 이렇게 외부 공간으로 나갈 수도 있습니다. 수영복 겉에 호텔 가운 걸치고 나가면 되긴 하는데, 옆 건물에서 다 보일 듯. 


가장 럭셔리한 건 역시 사우나 시설인데, 엄청 큰 욕탕에 각종 편의시설이 완비되어 있습니다. 보관함을 보니 연회원 전용 사물함이 따로 있길래 궁금해져서 회비가 얼마인지 물어봤는데... 일 년에 3백만원. 그리고 그보다 더 무시무시한 건 보증금이 3천만원. 후덜덜...


예전에 신문에서 부자 건물주들의 하루 일과를 취재해서 기사로 쓴 걸 봤는데 '오전에는 호텔 사우나, 오후에는 관리인에게서 업무 보고를 받고 골프'라더니만 그야말로 조물주 위의 존재라는 건물주 쯤의 되어야 회원권을 끊을 수 있을 듯 하네요.




호텔인데 박물관도 있습니다. 롯데호텔 뿐만 아니라 한국 호텔사와 관련된 각종 물품들을 전시해 놓은 곳.


가장 눈길을 끄는 건 88올림픽 당시 만들었던 30kg짜리 순금 거북선이네요. 오늘 시세로 따지면 대략 14억~15억 정도?


그 동안 궁금했던 클래식 디너 셋팅 방법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네요.




박물관 옆에는 갤러리가 있습니다. 리히텐슈타인 작품도 있다길래 둘러봤는데 딱 한 점 -_-;


고정 전시가 아니라 일정 간격을 두고 주제를 바꿔가며 전시한다니 롯데호텔이 돈 많긴 많구나 싶기도 합니다.




소공동 롯데호텔의 좋은 점이 바로 옆에 롯데 백화점이 붙어있다는 거.


로비에서부터 아예 연결통로가 있습니다. 다른 것 보다도 뭐 먹고싶을 때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에 가서 마음에 드는 걸로 이것 저것 사 먹을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편하네요.


결혼 기념일은 아니지만 결혼 기념일 분위기를 내려고 조각 케익에 촛불도 붙이고 하프 보틀 와인 한 병 따서 야경을 안주삼아 마십니다.




무료 숙박권에 포함된 조식 뷔페.


서울 시내 호텔 뷔페를 꼽을 때면 빠지지 않는 라세느에서 먹습니다.




사실 조식 뷔페는 호텔 숙박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식당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측면이 강한지라, 다양한 음식을 마음껏 즐기기 위한 일반적인 뷔페와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런치나 디너에 비하면 종류도 적고, 요리 자체도 고급 요리라기보다는 부담스럽지 않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것들이 주를 이룹니다.




우선은 야채와 생 햄, 베이컨, 소세지, 크로아상, 에그 타르트, 버섯 수프로 시작합니다. 


조식 뷔페라서 종류는 적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다 신선한 재료를 써서 제대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베이컨을 부드럽게 구운 것과 바삭하게 구운 것으로 나눠서 서빙하는 게 마음에 드네요.




연어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훈제 연어를 산더미처럼 가져오고 싶었지만, 일단은 한 가지씩 다 맛을 봐야하니 조금만 가져옵니다.


훈제연어 옆에는 구운 연어도 있고, 그 옆에 있는 대구살 요리도 한 조각씩 맛을 봅니다.


볶음밥, 순두부, 게살 브로콜리, 감자, 견과류 조림도 조금씩 먹습니다. 


죽은 무려 전복죽.




로스트 햄을 잘라주길래 아주 얇게 한 조각 받아왔습니다. 소세지도 길다란 게 둘둘 말려있길래 함께 한 조각 가져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볶음국수도 얹고, 딤섬은 종류별로 하나씩 다 가져옵니다. 안쪽에 뜨거운 육즙이 들어있는 게 아니라서 좀 아쉽긴 하지만 뷔페니까 뭐 이 정도로 만족해야겠죠.


쌀국수는 먹고 싶은 면이나 고기, 새우 등을 담으면 요리사가 뜨거운 물에 삶고, 원하는 육수를 담아서 줍니다. 고명 올리는 곳에 고수가 없길래 물어봤더니, 고수를 놔두면 손님들이 모르고 얹었다가 맛이 이상하다고 컴플레인 들어와서 달라고 하는 사람에게만 준다고 하네요. 쌀국수라면 고수를 듬뿍 얹어야지!를 외치며 넉넉히 올려달라고 합니다.

 



배가 슬슬 불러오길래 마지막으로 한 접시.


런치나 디너때와는 다르게 디저트는 과일과 젤리 종류가 전부입니다. 케이크나 쿠키가 없어서 아쉽네요.


직접 썰어먹게 놔둔 빵이 있길래 한 조각 가져오고, 팬케이크와 프렌치 토스트도 맛을 봅니다.


오믈렛은 먹고 싶은 것을 말하면 넣어서 만들어 주는데, 햄과 양파와 치즈를 넣어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렇게 다 먹고 커피까지 한 잔 마시고 나니 배가 땡땡 불러옵니다.


원래는 조금씩 맛을 보고 마지막에 마음에 드는 메뉴로만 한 접시 가득 가져오는데, 아침이라 그런지 금방 배가 부르네요.


다음에 기회 되면 런치나 디너때 와 보고 싶기도 하지만 1인당 10만원의 압박...-_-;


결혼 기념일 전후로 약 일주일 정도 레스토랑 50% 할인 쿠폰을 준다는데 그럴 때나 한 번 가능할라나요.


(하지만 막상 50% 할인 쿠폰이 손에 들어오면 라세느는 눈에 안 들어올 듯. 무조건 피에르 가니에르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