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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Eat/미국:U.S.A

[미국]몬테 크리스토 샌드위치

갑자기 먹고 싶어서 만들기 시작한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입니다.

프랑스의 크로크무슈에서 비롯되었다는 말도 있는데, 미국에서 발간된 레시피북에는 크로크무슈보다 몬테크리스토가 대략 20년정도 먼저 등장하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레시피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샌드위치인데도 이름의 유래나 레시피의 개발자에 대해 확실한 정보가 없는 요리이기도 하지요. 

재료는 샌드위치 식빵, 슬라이스 햄, 치즈, 달걀, 과일잼, 빵가루. 그리고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버터, 파슬리와 슈가파우더도 사용합니다.


식빵에 마요네즈를 바르고, 햄을 올리고, 치즈를 올리고, 과일잼을 발라서 덮어줍니다.

햄이 좀 커서 식빵에서 삐져나오기는 하는데, 어차피 가장자리는 한 번에 다 잘라버릴거니까 신경쓰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햄을 서너장 겹쳐서 쌓고, 치즈도 두세장 쌓고, 그것도 모자라서 칠면조 햄을 추가로 더 넣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만들면 짠맛이 너무 강해지는 느낌이라 그냥 한장씩만 올립니다.


그리고 다시 마요네즈를 바르고 햄, 치즈, 잼 바른 식빵을 덮어서 2단으로 쌓아줍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통 샌드위치처럼 식빵 두 쪽으로 만들면 이상하게 몬테크리스토 먹는 느낌이 안나더라구요.

몬테크리스토는 역시 좀 뚱뚱한 맛이 있어야 제격인 듯.


가장자리는 칼로 깔끔하게 썰어냅니다. 정사각형 모양으로 삐뚤어지지 않게 잘 잘라주는 게 중요합니다.

잘라낸 자투리는 그냥 집어 먹어도 되고, 식빵 자투리는 따로 모아서 러스크를 만들어줘도 좋습니다.


달걀을 풀고 파슬리를 뿌린 다음 샌드위치를 적셔줍니다.

앞면과 뒷면 뿐 아니라 옆면도 골고루 적셔줍니다. 너무 오래 적시면 식빵이 흐물흐물 녹아버리니 잠깐씩만 담가줍니다.

버터 들어가는 요리에는 파슬리가 은근 어울리는지라 개인 취향에 맞게 듬뿍 뿌렸는데, 입맛에 맞게 다른 허브나 양념을 해 줍니다.


달걀물에 적신 빵은 빵가루에 굴려서 옷을 입혀줍니다.

사실 몬테크리스토는 레시피가 꽤나 다양한 요리인지라 빵가루 옷을 생략하는 경우도 많고, 어떤 레시피는 아예 달걀과 밀가루 등으로 걸쭉한 튀김옷을 만들어 입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팬에 버터를 녹이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줍니다.

샌드위치가 흩어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세워서 옆면도 구워줍니다.

취향에 따라서 기름에 튀기는 식으로 조리할 수도 있습니다.


반으로 잘라 놓은 샌드위치에 채소를 약간 곁들이고 슈가 파우더를 듬뿍 뿌리면 완성.

슈가 파우더는 습기에 녹기 때문에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하얗게 남으려면 엄청 많이 뿌려줘야 합니다. 거의 던킨 도너츠에 뿌리는 수준으로 뿌린 듯.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 짠맛과 단맛과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 완성입니다.

몬테크리스토라고 하면 알렉산드르 뒤마의 소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사실 몬테는 산이라는 의미인지라 의외로 몬테크리스토(그리스도의 산)이라는 지명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이 샌드위치의 이름이 미국의 mountain Christ를 따서 지어졌다는 말도 있지요. 슈가파우더가 세모난 샌드위치 위에 하얗게 덮인게 산 꼭대기에 쌓인 눈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해서 말이죠.  

 

우리나라에서는 베니건스의 몬테크리스토가 유명하지만, 사실 이 샌드위치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것은 디즈니월드의 Blue Bayou 레스토랑에서 메뉴로 내놓으면서부터죠.

유래야 어찌되었건 슈가파우더와 잼이 주는 단맛에 치즈와 햄이 주는 짠맛, 그리고 프렌치 토스트의 고소함이 섞이면서 툭 하면 생각나는 샌드위치입니다. 맛이 워낙 강한데다가 기름져서 금방 질리는 바람에 많이 먹지는 못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