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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Eat/미국:U.S.A

[미국]뉴욕 마이알리노: Maialino in NYC

쉑쉑버거를 비롯 수많은 외식 관련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대니 마이어가 만든 레스토랑, 마이알리노.

가장 유명한 쉑쉑버거가 나름 캐쥬얼한 햄버거 전문점인 반면, 대니 마이어의 다른 레스토랑들은 고급스러움의 극치를 달리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인 경우가 많습니다.

뉴욕 현대미술박물관 (MOMA) 옆에 위치한 '더 모던(http://40075km.tistory.com/29)'이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Eleven Madison Park 역시 그의 작품이죠.

하지만 마이알리노는 뭐랄까,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미슐랭 레스토랑의 중간쯤에 위치한, 품격은 있되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급스럽지는 않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맨하탄의 5성급 호텔인 그래머시 파크 호텔의 1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방문했을 당시는 뉴욕 레스토랑 위크 기간이어서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3코스 메뉴를 즐길 수 있었지요.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사람이 너무 많았던 관계로 내부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네요.

다음에 기회 되면 재방문해서 내용을 좀 더 추가해야 할 듯.

어쨌건간에 시작은 올리브유와 식전빵. 다이닝 코너 들어오는 길목에 빵 굽는 오븐이 있고, 다양한 빵을 구워내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갓 구운 따뜻한 빵이 아니라서 좀 실망. 


첫 코스로 주문한 프로슈토 햄과 모짜렐라 치즈.

모짜렐라가 너무 잘 생겨서 처음엔 치즈가 아니라 삶은 달걀인 줄 알았더랬죠.

프로슈토는 이탈리아식 생햄입니다.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여서 거의 일년동안 숙성시킨 다음 얇게 썰어내서 먹는데, 짭짤하면서도 그 속에서 뭔가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짜렐라 치즈와 함께 먹으면 아주 맛있지요.  


올리오 누오보를 사용한 미네스트로니 수프. 

겨울철 채소와 콩을 듬뿍 넣어서 끓여냈습니다.

올리오 누오보(Olio Nuovo)는 올리브유의 일종인데, 기름을 짜낸 올리브를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숙성시켜서 더 깊은 맛을 냅니다. 

그런데도 많이 쓰이지 않는 이유는 필터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많이 짧아지기 때문이지요. 

 

해산물 스튜. 얼핏 보기에도 풍성한 느낌이 들 정도로 여러가지 해산물이 잔뜩 들어갔습니다.

토마토 육수를 바탕으로 푸짐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메뉴. 홍합이나 조개, 오징어링 같은 건 쉽게 알아보겠는데 바삭바삭한 껍질에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건 소프트쉘 크랩인지 생선인지 모르겠더군요.


또 다른 메인 메뉴, 이탈리아식 소꼬리찜.

서양식 소 꼬리 요리를 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완전 마음에 들었네요.

원래 이런 류의 요리는 대량으로 오랫동안 조리해야 맛있는데, 집에서 해먹기에는 좀 무리입니다.

그런데 마이알리노의 소꼬리찜은 소스도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인데다가 잘 삶아서 포크로 살짝만 찔러도 살이 분리되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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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으로 주문한 마스카포네 치즈 케이크.

그동안 티라미수(http://40075km.tistory.com/34)를 주구장창 만들어 먹으면서 마스카포네만 갖고 만드는 케이크는 어떤 맛일까 궁금했던지라, 기회다 싶어 주문한 메뉴입니다.

뭐, 결과적으로 티라미수에서 커피와 초코 가루를 뺀 맛.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론이네요.

그래도 마스카포네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데다가 치즈 케이크에 달게 조린 오렌지와 자몽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오늘의 수확입니다. 다음에 필라델피아 치즈 케이크로 한 번 만들어 봐야지...


유자 샤베트와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비스코티. 이거 완전 대박입니다.

특히 아이스크림의 퀄리티가 굉장하네요. '다른 잡다한 재료 넣지 않고 순수한 아이스크림의 맛'이 어떤 건지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건 뭐 만드는 방법을 알아도 재료에 자신이 없으면 따라 할 엄두도 못 낼 듯 싶네요.

레스토랑 위크 기간이라 3코스 메뉴가 $25라는 파격적인 가격이었는데, 평소에도 런치 3코스는 $35이고 디너 4코스는 $75이니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에 비하면 꽤나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오게 되면 식당 이름(마이알리노=새끼돼지)에 걸맞는 메뉴를 한 번 먹어봐야겠다고 다짐 중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