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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Eat

[이탈리아] 트러플을 곁들인 버섯 리조또 얼떨결에 싸게 파는 트러플(송로버섯) 병조림을 발견해서 충동구매 해 버렸습니다.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버섯 리조또를 만들어 먹기로 결정.우선은 육수부터 만들어 줍니다. 보통은 치킨 스톡을 많이 사용하지만 이번만큼은 야채 육수를 만들기로 결정.당근, 샐러리, 무, 순무, 양파, 서양 쪽파, 딜 등을 넣고 야채가 물러질때까지 끓인 다음 국물만 걸러냅니다. 리조또의 재료들. 아보리오 쌀, 파마산 치즈, 양파, 양송이,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트러플.평소에 버섯 리조또 만들 때는 최소한 세종류 이상의 버섯을 사용하고 생크림도 넣는데, 이번엔 트러플의 향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심플하게 갑니다. 양파를 잘게 썰고 마늘 한쪽도 얇게 썰어서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볶아줍니다. 양파가 어느 정도 갈색으로 익으면 양송이 버.. 더보기
[미국] 코코아 플랜더스 "하그레이브스는 소령이 민트 줄렙을 만드는 모습을 볼 때면 넋을 잃곤 했다. 칵테일을 만드는 소령은 예술가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으며, 그 과정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다. 민트를 으깰 때의 정교한 솜씨, 재료를 계량할 때 보여주는 정확성, 그리고 그 혼합물 위에 반짝이는 붉은 색 과일과 초록색 잎사귀를 얹어놓는 세심함까지. 마지막으로 잘 고른 귀리 빨대를 짤랑대는 얼음 사이로 끼워넣고 손님에게 권하는 그 우아한 모습!" - 오 헨리, "하그레이브스의 이중생활" 중에서음식은 완성된 모습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그 만드는 과정 역시 하나의 예술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우아함이 넘칠 때도 있습니다. 단순히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군침을 꿀꺽 삼키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뭔가 아름답다고 느끼게 만드는 수준. 전에 언급했.. 더보기
[프랑스] 라따뚜이, 가정식 모듬야채 요리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 중에 하나인 '라따뚜이(http://blackdiary.tistory.com/284)'. 처음 개봉할 때만 해도 라따뚜이가 무슨 뜻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만, 영화가 성공한 덕분인지 이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식 모듬야채 요리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주인공 쥐, 레미가 만들어내는 라따뚜이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파는 음식이라 그런지 상당히 호화스러운 버전입니다. 원래 라따뚜이라고 하면 그냥 집에 있는 채소 대충 썰어넣고 토마토 소스와 함께 팬에 볶거나 오븐에 구워내는 가정식 요리지요.'실제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악당 평론가인 안톤 이고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먹는, 스튜처럼 보이는 음식이 일반적으로 많이들 먹는 라따뚜이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보기
[미국] 참치 샌드위치의 원조, 튜나 멜트 샌드위치 백작이 그의 요리사 덕에 불멸의 명예를 얻었지만, 그 뒤로 태어난 수많은 종류의 샌드위치의 진정한 발명자가 누구인지 일일히 알아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참치 샌드위치는 참치 통조림의 역사와 그 맥락을 함께 합니다. 참치 통조림이 1900년대 들어서면서 대중화 되었고, 1910년대에는 통조림 참치와 마요네즈를 섞어 만드는 참치 샐러드가 레시피북에 실렸습니다. 그리고 1900년대 중반에는 참치 샌드위치의 레시피도 미국 전역에 퍼져나갔습니다.샌드위치가 재료를 빵 사이에 끼워먹는 매우 단순한 요리인지라 누가 최초로 참치 샐러드를 빵 사이에 끼웠는지에 대한 객관적 사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설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울워스 레스토랑 주방장이 최초로 만들었다는 말이 있지요.당시 주.. 더보기
[미국] 세계 최고의 샌드위치: The world's greatest sandwich 아담 샌들러가 출연하는 영화 중에 "스팽글리쉬"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라티노 여성이 딸을 데리고 부유한 미국 가정집에 들어와 일하면서 겪게 되는 문화적 갈등과 가족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인데, 여기서 아담 샌들러는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로 등장하죠.영화를 본 지 굉장히 오래된지라 대부분의 내용은 흐릿하지만, 그 중에서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으니, 바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장면입니다. 밤 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온 주인공. 아내가 남긴 쪽지에는 좀 늦게 돌아올 거라는 메세지가 적혀 있습니다. 자유를 만끽하며 달걀을 굽고 빵을 얹어 샌드위치를 만듭니다. 한 손에 신문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기네스 맥주를 따르는데 눈으로 보지 않고도 정확하게 맥주잔을 채웁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를 사랑스.. 더보기
[이탈리아] 내 영혼의 치킨 파스타 수프 얼마 전 아이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병원에 간 적이 있는데, 의사가 약 대신 닭고기 수프를 처방해 주는 바람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영양학적인 관점은 둘째치고, 서양에서는 닭고기 수프가 일반적인 음식을 넘어서 따뜻한 가정의 맛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모양이더라구요.유럽에서는 옛날부터 벽난로를 난방수단으로 사용해왔으니 일단 불을 때고 있노라면 솥을 걸고 뭐라도 요리하는 게 경제적이었겠지요.이런저런 재료를 다 넣고 오랜 시간 푹푹 끓여낸 수프는 비록 가난한 사람들이나 먹는 음식 취급을 받았을지언정 그 냄새와 온기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을 겁니다.치킨 수프는 대표적인 가정식 요리이고, 가정식 요리라면 그 날 집에 있는 재료를 대충 넣어서 만들어 먹는 게 특징이지요.오늘 만드는 수프는 가장 일반.. 더보기
[프랑스][미슐랭3스타] 뉴욕 르 버나딘:Le Bernadin in NYC 뉴욕의 미슐랭 3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르 버나딘.완전 정통 프렌치는 아니고 해산물 중심의 모던 프렌치가 메인입니다.어쩌다보니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이 '해당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그 나라를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인식되고 있는데, 실제로는 "Exceptional cuisine, worth a special journey (이례적일 정도로 훌륭한 맛. 특별한 여행을 할 가치가 있음)"이 원문입니다. 애초에 미슐랭 가이드가 타이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사람들에게 자동차도 구입하고 여행도 다니라는 의미에서 발행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가기 위해 해외여행을 하는 건 좀 오버라고도 할 수 있겠죠.참고로 2스타는 ""Excellent cooking, worth .. 더보기
[미국] 브런치의 제왕, 에그 베네딕트 레스토랑에 갔을 때 브런치 메뉴에 에그 베네딕트가 적혀있는 것을 보면 왠지 안심이 됩니다.개인적으로 음식점의 레벨을 측정할 수 있는 메뉴라고 생각하는 게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에그 베네딕트이기 때문이죠.일단 수란을 제대로 만들 수 있어야 하며, 홀랜다이즈 소스를 만드는 걸 귀찮아하지 않을 정도의 정성도 필요합니다.그러면서도 재료는 흔하디 흔한 달걀이 메인인지라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고 정겨운 느낌도 듭니다.일단 재료는 잉글리쉬 머핀, 버터, 달걀, 베이컨, 시금치, 레몬. 여기에 덧붙여서 후추와 소금, 그리고 진짜 제대로 만들려면 화이트와인에 타라곤도 준비해 둡니다. 홀랜다이즈 소스를 만들기 전에 우선 화이트 와인에 통후추와 타라곤, 파슬리를 넣고 졸여줍니다.대부분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 더보기
[미국] 뉴욕 쉑쉑버거, 그리고 한국 진출에 대한 단상 미국 동부, 특히 뉴욕에서 유명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쉑쉑버거.이름이 Shake Shack인지라 원래대로라면 쉐이크 쉑이라고 읽어줘야겠지만 빨리 발음하다보면 다들 쉑쉑거리게 됩니다. 이 편이 왠지 더 친근감있기도 하고 말이죠.가장 인지도가 높은 곳은 메디슨스퀘어파크점 (1호점)인 듯 한데, 프랜차이즈는 원래 맛 차이가 별로 안 나기 때문에 뉴욕 시내 어디서건 사람 적은 곳에서 먹어줘도 상관은 없을 듯.미국에서는 맥도날드나 버거킹같은 전국구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쉑쉑버거(뉴욕)나 파이브가이즈(동부), 왓어버거(남부), 인앤아웃(서부) 등 지역구 패자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맛이 없다고 평가받는게 일반적입니다. 간단하게 주문해서 먹은 햄버거와 밀크쉐이크. 테이블에 새겨진 버거 모양이 귀엽네요.뉴욕 여행객들이 극찬.. 더보기
[한국][미슐랭 2스타] 뉴욕 정식당:Jungsik in NYC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레스토랑, 정식.정통 한정식이 아니라 퓨전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식 메뉴로 미슐랭 투스타를 받아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합니다.그 유명세에 비하면 간판도 없고, 그나마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이라곤 창문 아래쪽에 조그맣게 박힌 식당 이름이 전부.그런데 생각해보면 뉴욕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중 상당수가 마치 숨어있는 것 마냥 소박한 외관을 보이는 것 같네요. 어쩌면 아는 사람만 와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일지도. 레스토랑 내부 모습. 공연 스케쥴 때문에 가장 빠른 시간에 예약을 하고 가게 오픈하자마자 들어간지라 다른 손님은 아직 아무도 없네요.테이블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프라이빗 다이닝 공간 제외하면 16테이블 정도?어설프게 한국식 인테리어를 하지 않고 깔끔한 느낌이 마음에 듭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