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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기:Travel

[칠레]이스터섬, 모아이가 주는 교훈 이스터 섬 여행의 마지막 날.오늘은 현지 여행사의 당일치기 투어에 참여해서 모아이가 가장 밀집되어 있는 섬의 동남쪽 해안을 돌아보는 일정입니다.국제운전면허증만 가져왔었더라면 미니 사륜구동 바이크를 타고, 지도 한 장 옆에 끼고 홀로 돌아다녔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또 막상 일어나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서 '차라리 승합차 타고 가이드 따라다니는 게 낫구나'라고 안심도 됩니다.처음 방문한 곳은 아후 바이후.시작부터 줄줄이 무너져 있는 모아이 석상들과 만나게 됩니다. 한 두개 넘어지거나 부서져 있을 때와는 다르게 이렇게 한꺼번에 넘어진 것을 보니 대규모 부족 전쟁이 있었다는 사실이 실감납니다. 제대로 넘어져서 굴러다니는 모아이. 세우기도 무척 힘들었겠지만 넘어트리기도 만만치않게 힘들고 위험한 일이었을.. 더보기
[칠레]이스터섬, 말을 타고 돌아보는 이스터 섬 한바퀴 말이 많은 곳에 왔으니 말을 타고 섬을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신청한 승마 투어.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것도 여러가지 코스가 있지만, 그 중 가장 긴 코스를 선택합니다. 원주민과 함께 말을 타고 남들은 잘 가지 않는 섬의 북쪽 끝까지 돌고 오는, 하루가 꼬박 걸리는 여행길.오랫동안 말을 타고 돌아다니면 배고프겠다 싶어서 아침을 든든히 먹어줍니다. 숙박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데, 나름 여러가지 재료를 구색 맞춰서 푸짐하게 준 덕에 여행 내내 잘 먹었지요. 빵은 좀 넉넉하게 달라고 해서 몇 개 남은건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간식으로 먹어도 꿀맛. 자동차를 타고 목장으로 가서 현지인 가이드와 만납니다. 의외로 투어를 신청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지, 가이드와 일본에서 온 여대생 한 명을 포함한 세 명이 전부. .. 더보기
[칠레]이스터섬, 여유롭게 즐기는 바닷가 산책 이스터섬은 그렇게 큰 섬이 아닌데다가 모아이도 처음 볼 때는 신기할 지 몰라도 자꾸 보다 보면 그 놈이 그 놈 같아서 나중에는 심드렁해지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래킹 코스를 따라 마을에서부터 화산 분화구까지 걸어가는 데 하루, 라파누이 원주민 안내로 투어를 하는 데 하루, 그리고 자동차나 미니 4륜 바이크를 타고 동남쪽 해안에 몰려있는 주요 모아이 유적들을 보는 데 하루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하루를 더 보태서 휴양지 나온 기분으로 바닷가 산책을 하거나 해수욕장에서 노는 것도 좋지요.그래서 오늘은 뚜렷한 목표 없이 그냥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 도로를 따라 어슬렁 어슬렁 산책하는 날입니다.걷다보면 모아이 말고도 독특하게 생긴 석상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볼 때마다 이게 옛날에 세운 조.. 더보기
[칠레]이스터섬, 배를 타고 화산을 넘어 온 라파누이들 타히티에서 대략 다섯시간 반의 비행 끝에 도착한 이스터 섬. 이스터 섬의 유일한 공항인 마타베리 공항은 활주로는 엄청 넓은 데 비해 공항 청사는 무슨 시골 기차역을 방불케 합니다.들은 바에 의하면 이 공항이 우주왕복선의 비상착륙 후보지 중의 하나라서 NASA에서 활주로 확장 공사에 돈을 댔다고 하네요.하긴, 바다 한가운데 외딴섬이니 태평양 한복판에 불시착하게 생긴 우주선이라면 제일 가까운 착륙지가 이스터 섬일 수 밖에 없습니다.게이트는 커녕 셔틀도 없는지라 비행기에서 계단 타고 내려와서 입국 심사대까지 뚜벅뚜벅 걸어갑니다.입구에는 칠레 국기가 휘날리고 있습니다. 공항에서 이스터 섬 유일의 번화가(?)인 항가로아 시내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충분합니다.원래는 구글에서 숙소 목록을 검색해서 갔는데, .. 더보기
[프랑스]천국의 섬, 타히티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이스터 섬.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외딴 섬 답게 한국에서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여행을 가던 일본에서 이스터섬을 가는 관광객 수가 엄청나게 많은지라 일본 경유로 타히티를 거쳐 이스터섬을 가는 방법이 있다는 거지요.만약 이 경로가 없었으면 한국에서 미국까지 간 다음, 미국에서 칠레로 가고, 칠레에서 다시 이스터섬으로 삥 돌아서 가는 방법 뿐입니다. 미국과 중남미 세계일주라면 모를까, 이스터섬 구경이 핵심인 제게는 별로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 여정이지요. 일본과 타히티를 경유하는 편이 비행 시간도 그렇고 요금도 그렇고 훨씬 경제적입니다.그래서 일단 일본으로 간 후, 타히티로 가는 에어 타히티누이 항공편을 탔습니다. 비행기 티켓 구입할 때만 해도 타히티는 .. 더보기
[인도]분홍색 도시, 자이푸르 인도의 특징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세 도시를 일컬어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릅니다. 델리와 아그라에 이어 황금색 삼각형의 마지막 축을 이루는 곳, 자이푸르에서 인도 여행의 마지막 일정을 시작합니다.아침부터 방문한 곳은 암베르 성. 자이푸르 외곽에 위치한 요새 겸 왕궁입니다.골든 트라이앵글의 꼭짓점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요새가 하나씩 있는데, 델리의 붉은 성과 아그라의 아그라 포트, 그리고 자이푸르의 암베르 성입니다. 암베르 성 뒷편에 위치한 자이기르 성. 암베르 성이 완공될 때까지 마하라자(일정 지역을 다스리던 번왕)의 거처로 이용되던 곳입니다.완공 후 한번도 함락되지 않은 요새인데, 높은 산 꼭대기에 저렇게 벽을 세워놨으니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싸우기 싫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올라가 보.. 더보기
[인도]아그라, 샤자한의 시선으로 바라본 타지마할 인도 현지인보다 30~40배 쯤 비싼 타지마할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구를 통과합니다. 자국민 우대 입장료 정책 (혹은 외국 관광객 대상 폭리)는 인도 뿐만 아니라 어지간히 유명한 유적지는 다 적용되는 듯 합니다. 아무리 비싸게 받아도 안 보고는 못 배길 걸 알기에 부리는 배짱일까요. 입장료를 내고 입구를 지나니 타지마할 정면의 게이트가 멀리서부터 보이기 시작합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하얀 대리석의 영묘, 타지마할입니다.인도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하얀 진주. 중세 이후로 세계 7대 불가사의를 꼽을 때면 빠지지 않고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건축물입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건물은 궁전이 아니라 샤자한 왕이 죽은 아내를 기리기 위해 만든 묘지입니다.보통 무덤이라고 하면, 피라미드나 진시황릉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무.. 더보기
[인도]카주라호, 금욕과 음욕의 경계 오늘은 카주라호의 사원들을 둘러봅니다. 여러가지 볼 것이 많은 카주라호지만 그 중에서도 사원이 밀집된 지역 두 군데를 일컬어 동부사원군과 서부사원군으로 나눕니다.먼저 구경하게 된 곳은 동부사원군. 아무래도 서부사원군보다는 규모도 작고 인지도도 떨어지는 까닭인지 아침 일찍 가니 다른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힌두교 양식으로 지어진 사원 건축물이지만 내부에 봉헌된 신은 힌두교의 신이 아닌 자이나교의 성자, 파르스바나트입니다.그래서 사원의 이름도 파르스바나트 사원이지요.현관과 지붕 위로 높이 솟은 탑도 아름답지만, 벽면에 새겨진 사람 조각상은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멀리 떨어진 채석장에서 붉은 사암을 채취하고 여기까지 운반한 다음, 이렇게 세밀한 조각을 새긴 것을 보면 이런 건축물은 단순히 재물이나 노동.. 더보기
[인도]바라나시, 초전설법지와 갠지스강 바라나시에서 가장 먼저 가게 된 곳은, 바로 옆동네인 사르나트에 위치한 녹야원입니다. 초전설법지라고도 불리는 이 곳은 불교의 4대 성지 중 한 곳으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설법을 한 곳입니다.불교는 절대신이 없는 종교인지라 여타 신앙과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부처님에게 아무리 기도하고 빌어도 극락 (또는 해탈)을 얻을 수 없고, 본인이 수행하고 깨달아야만 태어나고 죽고 다시 환생하는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람의 수만큼 부처의 수도 많다고 하고, 그 깨달음을 얻는 방법도 다양하다고 하지요. 우리가 흔히 부처님이라고 부르지만, 실제 이름은 고타마 싯다르타. 붓다(부처. 깨달음을 얻은 고귀한 자)로서의 이름은 석가모니불. 왕자로 태어났다가 늙고 병들어 죽는 .. 더보기
[인도]아대륙의 중심, 델리 몇 번 여행을 하다보니 세계의 불가사의라고 불리는 문화유산들은 다 돌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나.그래서 이번엔 타지마할을 보기 위해 인도로 떠났습니다. 도착한 첫 날은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한 후 잠을 잔 게 전부고, 본격적인 일정은 이튿날부터 시작했습니다.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이라도 할까 싶어 나오는데 호텔 로비에 놓인 가네샤 신상이 나를 환영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인도에 왔구나,라고 실감하게 된 건 길거리로 나오면서부터.너무 갑작스러운 바람에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새벽 거리에 나오자마자 왠 돼지가 개 두마리에게 쫒겨 그야말로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지르며 앞을 지나가더군요.인도 글자인 데바나가리로 적힌 간판이나 세 바퀴로 굴러가는 조그만 오토릭샤도 인도 분위기 물씬 풍기는 배경입니다만 눈뜨.. 더보기